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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일자리 마련은 기업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항상 명심해야"

오수균 교수 | 입력 : 2019/03/04 [16:56]

 

▲ 강동대학교 오수균 교수     © 뉴스파고

 

[강동대학교 오수균 교수] 현대자동차가 미국의 앨라배마 주에 자동차 공장을 건설할 때 종업원 2천명의 고용조건으로 주정부는 공장건설에 모든 편의와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했다.

 

주 정부는 현대자동차에 210만평의 공장부지에 대해 1달러에 소유권을 이전하고, 지번은 현대자동차 울산공장과 같은 700번으로 변경하고, 고속도로와 공장 간의 도로를 4차선으로 확장하고 “현대로”로 이름을 지어주고, 철도 인접선은 공장 안까지 연결해 주고, 전기․가스․수도 및 전화시설을 건설해 주고 소방서와 경찰서도 인근에 설치해주었다.

  

그리고 법인세와 지방세는 20년간 감면하고 각종 인허가 수수료 면제와 함께 공장전체를 보세지역으로 지정하고, 주정부는 직업훈련시설을 건설해 주고 20년 간 무상사용할 수 있게 해주고, 현대차의 요구대로 종업원 후보를 선발하고 교육해 주었다. 그리고 2년간 신문 및 TV에 현대차 광고를 해주고 주재원 가족의 현지적응을 지원해 주었다(현대모비스 부회장. ‘자동차산업의 중요성’, 2005. 7).

 

국내에서 어느 지역에 2,000명 고용조건의 기업이 유치되었다고 가정할 때, 그 근로자가 본인을 포함해 3명의 가족을 부양한다면 6,000명이 생계를 유지하며 살아간다. 그 지역에는 음식점, 포장마차, 제과점, 떡집, 세탁소, 학원, PC방, 슈퍼, 편의점, 할인마트, 커피전문점, 주유소, 문방구, 카센터 등의 생계형기업이 성장 발전하고 학교, 유치원, 은행, 병원 등이 들어서게 되고, 이곳에 식자재를 공급하는 그 지역의 수많은 농민들의 소득이 증대되고 심지어는 주민자치센터, 파출소, 소방서 등 관공서를 들어서게 되거나 근무인력이 확충된다. 어느 한 지역의 기업 유치는 그 지역의 사회적 인프라가 구축되고 지역 발전과 소득은 증대되고 삶의 질도 향상된다.

 

이처럼 대규모 기업이든 중소규모의 기업이든 사회․경제적으로 미치는 그 파급효과는 매우 크다. 결국 국민경제의 측면에서 볼 때, 기업의 유치는 고용창출과 생산량이 증대되고, 그 지역이 성장 발전되며, 수출도 늘어나면서 무역구조와 무역 패턴에 영향을 미치며, 생산에 필요한 원부자재의 수입은 물론 수입대체산업이 육성․발전되고 나아가 산업구조는 점점 고도화되며 국제수지의 개선과 동시에 국민소득의 증대와 국민경제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최근 천안시는 성환읍 종축장 부지 일대를 통상산업자원부가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위해 향후 10년 간 120조원이 투입되는 프로젝트 추진에 대비하기 위해, SK 하이닉스 반도체 공장 유치를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였으나, 며칠 전 경기도 용인시 원삼면 일 대 410만㎡의 부지에 사실상 조성하는 것으로 결정된 것 같다. 천안시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기업은 경제논리에 따라 사회적 인프라가 구축되고 수익이 최대로 창출될 수 있는 지역에 투자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아산지역에 삼성반도체, 기아자동차 및 현대자동차, 천안에 삼성 SDI, 천안에서 가까운  세종시 명학리 일 대에 삼성전기가 있으며, 천안 지역은 수도권의 인접지역이며 교통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그 어느 지역보다 기업을 유치하기에 최적의 좋은 조건을 겸비한 지역이다.

 

경부선을 축으로 하는 경제벨트의 중심지에 위치한 천안지역의 특성에 부합되는 기업유치는 공무원이나 정치가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천안시민 전체가 나서야한다고 본다. 아울러 충남도와 각 기초단체는 SK하이닉스의 수도권 기업유치는 현 정부가 추진하는 국토의 균형 발전에 위배되는 행위라는 주장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직시해야할 것은 충남도 전체를 어떤 방향으로 경제를 발전시킬 것인가에 대한 청사진과 함께, 충남도와 각 기초단체는 각 지역의 특성에 맞는 유형의 기업유치에 대해 논의․협의해 그 대안을 갖고 조직적이며 체계적인 유치 운동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최근 현대중공업과 GM자동차 군산 공장 폐쇄에 따른 군산지역의 경제상황 등을 돌이켜 보면 기업의 유치와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 발전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일깨워주는 교훈이 아닐까 한다.

 

군산 지역의 가장들은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외지로 떠나고, 근로자들이 많던 오식도에는 유기견들 만 들끓고 있다고 한다. 오식도 동 일대 510여개 원룸의 공실률이 50%를 웃돌고, 과거 많은 조선소 인력들이 몰려 월급날에는 식당과 술집이 가득 찼고 고급차를 몰던 사람도 많아 한 때 군산에서 제일 붐비는 마을이었으나, 불과 1-2년 사이 유령도시로 변했다고 한다. 특히, 군산 지역에서 중산층인 공장근로자가 빠져나가 주로 이들이 이용하던 지역문화기반도 함께 무너져 거주지로서의 매력이 떨어져 죽은 도시가 됐다고 한다.

  

또 한 예로, 캐나다 정부가 현대자동차를 유치하기 위해 공장부지로 50만 평을 캐나다 달러로 단돈 1달러(미국 달러로 환산 : 약 75센트)로 제안받고, 현대자동차 측은 선진국들이 자본유치와 고용증대를 위해 얼마나 적극적으로 대처하는지 단적인 예라고 했다. 현대자동차는 1986년 캐나다 퀘백주 브로몽(Bronmont)에 공장건설에 착공해, 1989년에 공장을 준공하여 가동했으나 불행히도 1995년에 그 공장을 폐쇄했다.

 

그 결과 시가지는 온통 폐허로 변했다. 각종 상점은 문을 닫았고 식당도 영업을 하지 않았다. 상가나 점포 및 땅값은 폭락했다. 시정부는 세금을 징수하지 못해 겨울에 눈이올 때 길에 뿌리는 염화칼슘도 사지 못할 정도가 되었다. 현대자동차가 브로몽 시민들을 먹여 살렸던 것이다.(한국 경제의 길 송병락).

 

기업이 지역에 많이 있어 성장 발전할 때는 지역주민이나 국민들이 안정적인 생활을 하며 사회적인 갈등이나 불안요인도 그 만큼 감소한다. 그러나 기업이 문 닫고 일자리가 없어지면 실업자가 증가하며, 소득의 양극화는 점점 심화되고, 범죄자도 증가하는 등 사회적 불안과 갈등이 촉발된다.

 

우리가 직시해야할 것은 잘사는 국가일수록 기업의 수가 많고 가난한 국가일수록 정반대이다. 우리가 겨울철에 많이 먹는 과일 중의 하나가 귤이다. 좋은 귤이 많이 생산되는 것은 귤 밭이 아니고 귤나무를 잘 가꾼 농민의 덕택이다.

  

국민소득의 증대는 공무원이나 정치가가 창출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경영인이다. 기업경영인이 의욕을 잃으면 기업경쟁력을 잃고 국가 경제는 추락한다. 올바른 정치시스템은 경제 성장 발전을 위한 원동력이 되지만, 정치시스템의 실패는 경제 파탄의 원인이 된다. 정치시스템의 핵심과 정부의 경제정책방향은 기업경영의 자율성을 보장․존중해주고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는데 있어야 한다.

 

탈무드에 빈자(貧者)를 가장 잘 도우는 길은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일자리를 마련해주는 것이라고 했다.  그 일자리 마련은 기업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항상 명심해야할 것이다. 

 

 

* 외부기고는 기고자 개인적인 의견으로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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