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이상호 칼럼] 우리 식탁은 안전할까?

이상호 | 입력 : 2021/12/07 [09:12]

 

▲ 이상호(천안아산경실련 대표)     ©뉴스파고

 

[이상호=천안아산경실련 대표] 최근 일어난 요소수 대란은 코로나 19와 함께 우리의 일상을 또 뒤흔들었다. 요소수 대란은 예고된 것임에도 정부의 대책 부재에서 비롯되었다는 평가는 국내만이 아니다. 요소수 공급의 칼자루를 쥔 중국도 이미 예고된 것이라며 한국 정부의 위기 대응 능력을 질타했다. 이번 대란은 문재인 정부 초기부터 촉발된 한일간의 과거사 문제와 관련한 일본의 한국에 대한 불화수소 등 수출 금지 조치와 차원을 달리한다. 일본의 불화수소 등의 수출 금지 조치는 외교적 감정에 의한 것으로 관련 산업에 타격을 주었지만, 이번 요소수 대란은 국민의 일상생활과 생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 요소수 문제는 정부의 발표와는 달리 해결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는 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에서 필요한 요소의 50%는 자체 생산하여 공급할 수 있었다고 한다. 50% 정도는 자급이었다는 말이다. 그러나 중국과의 경제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싼값의 중국산 요소수와 요소에 의지함으로 국내의 생산 기반이 점차 붕괴되었다. 그 결과 우리는 요소수와 요소비료의 주원료인 요소의 90% 이상을 중국에 의지하고 있다. 

 

중국의 요소와 요소수 수출 중단 선언은 예측 가능한 것이었다. 요소와 요소수는 석탄을 주원료로 생산된다. 그런데 중국과 호주의 무역분쟁으로 호주산 석탄의 중국 수출이 중단되어 중국은 석탄 부족으로 전기 생산까지 마비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그 여파는 결국 자국 내의 요소와 요소수의 부족에 대한 위기감으로 수출 중단을 선언한 것이다. 우린 호주의 대중국 석탄 수출 금지 조치 때부터 요소와 요소수 부족을 예측해야 했다. 

 

사실 요소와 요소수는 중대한 국가 전략물자로 공급망이 사라지면 대단한 위기가 초래된다. 그것은 국민의 일상뿐만 아니라, 산업 및 국방 안보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소수보다 더 국가안보와 국민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는 것임에도 대외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것들이 부지기수로 많다는 점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우리가 전혀 감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식량문제이다.

 

현재 우리는 일부 빈민을 제외하고는 먹고사는 문제에 불편을 느끼지 않는다. 학교를 포함한 단체 급식장에서 버려지는 음식이 엄청나다. 어쩌면 단군 이래 우린 먹거리 풍요의 시대에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그 내막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안에 도사린 위기를 우린 전혀 감지하지 못하고 있으며 감지하려 하지도 않는다. 우리의 식탁은 안전할까? 우린 쌀이 남아도는 것만 가지고 식량이 충분한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

 

지금 우리나라가 선진국에 들어섰다는 평가를 전 세계가 인정하였고 우리 정부도 선진국임을 자부하고 있다. 그러나 식량 자급에 관한 한 우린 80% 이상을 요소수처럼 대외에 의존하고 있다.

 

우리나라 식량 자급율은 2019년 21%이다. 세계 10대 선진국에 이런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 농촌경제연구원의 통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04년 한․칠레 FTA 발효 이후 수입이 급속하게 증가했다. 2005년 수입이 118억 8천 8백만 달러, 수출이 22억 2천 2백만 달러로 수입이 약 96억 7천 6백만 달러를 초과했다. 그것이 2019년에는 수입이 343억 1백만 달러, 수출이 70억 2천 9백만 달러로 수입이 약 272억 7천 3백만 달러 초과하였다. 2005년에서 2019년까지 수입은 224억 1천 4백만 달러 증가했다. 날이 갈수록 농산물 수입이 증가하면서 식량 자급율과 곡물 자급율은 떨어지고 있다. 거기다가 수입 밀과 수입육 등으로 가공한 대체식량이 우리 식탁을 거의 점령해 버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따라 1인당 쌀 소비량도 1990년 119.6Kg 이던 것이 2019년에는 59.2Kg으로 뚝 떨어졌다. 쌀이 남아돌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우리의 먹거리는 점점 수입에 의존하고 종속되어 간다는 말이 된다. 육류의 경우 우리는 한우와 한돈을 자랑하고 있으나 한우와 한돈이 먹는 사료의 재료는 거의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요소와 요소수처럼 가격경쟁과 정책적 빈곤으로 대외 의존도가 계속 높아져 왔다. 

 

그럼에도 우린 그에 대한 위기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정부 또한 식량 위기의식이 미약한 것 같다. 세계는 지금 코로나 19와 각종 경제 위기 요인으로 자국 우선의 보호무역주의로 나아가고 있다. 거기다가 기후 위기와 각종 재난 등으로 식량위기를 경고하고 있다. 2007년에서 2009년 사이 애그플레이션 때 주요 곡물 생산국인 러시아,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 아르헨티나 등이 밀 수출을 제한하자 세계 식료품 가격이 급등한 적이 있다.

 

그런데 앞으로도 기후 위기와 각종 재난에 의한 식량 위기는 계속 감지되고 있으며, 선진국은 식량을 무기화하는 보호무역주의의 징후를 곳곳에서 드러내고 있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는 농지와 농업생산량이 계속 감소하고 수입은 늘어나고 있으며, 그에 대한 대책은 미미하다. 세계 10대 선진국 중 우리나라와 일본을 제외한 나라는 거의 식량 자급국이다. 그나마 식량 자급율 50% 대인 일본은 우리보다 낫다. 우리나라는 세계 7위권의 식량 수입국이자 식량 대외 의존도가 80%이기 때문이다. 우리 식탁은 그야말로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다. 만약 3차 애그플레이션이 닥치면 우린 그야말로 식량 대란에 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식량은 단순한 먹거리 문제를 넘어선 군사 무기와 군대보다 중대한 안보 분야이다. 그래서 식량 안보라 한다. 옛날부터 전쟁이 일어나면 무기도 중요하지만, 식량은 더욱 중요하다. 아무리 첨단 무기가 있어도 먹지 않고는 지탱하고 싸울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세계 식량 선진국은 기후 위기와 각종 재난 등으로 식량 자원을 무기화할 태세를 언제든지 가지고 있음이 드러나고 있다. 만약 그러한 상황이 닥치면 우린 그야말로 속수무책이 된다. 그럼에도 우린 식량에 관한 한 태평성대를 누리며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르고 있다. 정부는 도시화와 주택난 해소를 명분으로 농지를 계속 훼손하고 있다. 농촌 예산은 도시화와 각종 정책적 개발에 밀려 상대적으로 계속 하락하고 있다. 우리의 생명을 지키는 최후의 보류인 농업 예산은 3%에도 못 미치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대선에 출마하는 후보들에게서도 식량 안보에 대한 언급은 거의 없다. 농촌에서 얻을 표는 아주 적기 때문이다. 우린 어느날 갑자기 요소수 대란처럼 아니 그보다 훨씬 심각하게 식량 대란을 겪을지 모른다. 만약 그렇게 되면 우린 심각한 혼란에 빠져 생존 자체가 위협받을 것이다. 정부와 국민 모두 요소수 대란을 반면교사 삼아 우리의 식탁 안전에 대한 깊은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국민들도 편리한 대체 식단도 중요하지만, 우리의 먹거리를 사랑해야 한다. 우리 농산물을 이용한 가격 경쟁력 있는 대체식량을 늘려야 한다. 정부에서는 우리 농업과 농산물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여 가격 경쟁력을 지닐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정치권에서는 법제화를 통해 식량 자급율을 계속 높여야 한다. 그리고 대선 후보들의 중요한 의제가 되어야 한다. 우리의 식탁은 결코 안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 도배방지 이미지

관련기사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