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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 칼럼] 힘들지만 감사와 웃음으로...

이상호 | 입력 : 2022/01/03 [10:18]

▲ 이상호(천안아산경실련 공동대표)     ©뉴스파고

 

[이상호=천안아산경실련 대표] “감사는 내가 잘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다른 사람의 마음속에서 깨어나는 것이다. 이는 내가 그에게 베풀어 준 것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감사의 느낌을 일으킴으로써 나는 다른 사람이 나의 행복을 동참하고 싶도록 만든다” -<한스 셀리 Hans Selye, 1907~1982)

 

2021년 한해 동안 사람들은 스트레스의 연속이었다. 2019년 말부터 시작된 코로나 19로 인해 2년 동안이나 진행된 영업시간 제한과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는 수많은 자영업자의 삶을 움켜쥐고 흔들었다. 자영업자의 상당수는 생존기반까지 무너지고 있다며 절규하고 있다. 이 땅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 여행, 연극이나 영화 관람, 오락, 특히 친구와의 만남까지 자유롭게 즐기지 못했다. 가는 곳곳마다 출입과 행동이 자유롭지 못한 일상의 반쯤은 구속당한 삶이었다. 그런 무너진 일상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얼마나 컸으랴. 아마 그 스트레스는 정책 결정을 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코로나 19와 사투하는 현장 의료진과 간호사들의 스트레스는 오죽했으랴. 그런데 2022년에도 코로나 19는 물러가지 않고 여전히 기성을 부리고 있어 새해 초부터 거리 두기 강화는 계속될 전망이다.

 

2022년 임인년 새날이 밝음을 향해 가고 있다. 지난 2021년 한해를 돌아보니 온갖 회한이 스쳐 간다. 나에게도 스트레스가 많은 해였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슬기롭게 잘 견디고 극복해 왔다. 모든 국민도 다 그렇다. 그 힘든 날들 속에서 모두 건강하게 살아왔으며, 지금 또 밝아오는 새해에 희망을 걸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 어쩌면 이렇게 건강하게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이할 수 있다는 것은 감사해야 할 일이다. 그런 생각을 하니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와 불만이 눈 녹듯이 사그라지는 느낌이다.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출발점에서 아주 오래전에 들은 황수관(1945.8,30〜2012.12.30.)박사의 강의가 떠 올랐다. 황수관 박사는 한국에서의 ‘웃음 전도사이자 행복 전도사이며 한국의 신바람 박사’로 알려진 분이었다. 그의 강의와 저서(황수관 박사가 조언하는 건강 상식『웃음으로 평생을 건강하게』 등) 내용 중에 ‘웃음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노만 카슨스(Noman Cousins, 1915〜1990) 박사의 이야기가 있다. 그는 미국의 유명한 ‘토요 리뷰(Saturday Review)’의 편집장이었는데, 케네디 대통령 시절인 1964년 8월, 소련(지금은 러시아)에 업무차 출장을 갔을 때, 거기서 몸이 아파 병원을 갔는데 희귀병인 ‘강직성 척추염’이란 진단을 받았다. 그때 그의 나이 50세였다. 출장에서 돌아와 주치의를 찾아갔을 때 완치의 가능성은 500명 중의 1명꼴이란 말을 듣고 망연자실했다.

 

‘강직성 척수염’은 뼈를 감싸고 있는 인대에 염증이 생겨 심해지면 인대가 시멘트처럼 굳어지고, 더 심해지면 내장기관까지 굳어서 사망에 이르는 무서운 병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병은 보통 20〜30대 청년들에게 많이 발병하는 것으로 지금도 이 병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이 병은 뒷날 중금속 중독에 의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 원인은 다양하여 아직도 정확하지 않다고 한다.

 

그의 나이 50이면 삶의 탄력을 한창 받는 나이였다. 그는 자신이 더는 활동 할 수 없다는 것과 서재에 가득한 책을 제대로 읽지도 못한다는 것과 사랑하는 아내 엘렌과 네 딸을 두고 죽는다는 것을 생각하니 억울해서 미칠 것만 같았다. 고뇌의 날을 보내던 그는 죽음에 이르는 499명이 아니라 완치되어 살아남는 1명이 되겠다고 결심했다. 그리고 당찬 투병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서재를 뒤척이다가 한스 셀리(Hans Selye) 박사가 쓴 『삶의 스트레스(Stress of the Life』라는 책을 보게 되었다. 책을 거침없이 읽어가는데 ‘마음의 즐거움은 양약이다(Merry heart is good medicine)’란 말이 마음에 화살처럼 꽂혔다. 그는 책을 읽으며 마음이 즐거움을 찾는 방법을 찾았다. 그리고 몇 가지 결론을 찾았다. 그중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대표적인 것 두 가지가 있는데, 첫째는 감사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었고, 둘째는 웃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때부터 그는 감사와 웃음을 생활화하기 시작했다.

 

그는 주치의와 상의하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병을 고칠 수 있는 나름의 치료 방법을 합의하였다. 첫째는 하루도 빠짐없이 감사하는 마음으로 박장대소하며 웃는 것이었고 둘째는 비타민 C를 투여하는 것이었다. ‘감사’하는 것은 자신을 위로하고 자신과 타인에 대한 분노를 소멸시키는 명약이며, 내일에 대한 희망과 의지를 심어주는 것이었다. 웃음은 그동안 쌓인 삶의 스트레스와 마음의 찌꺼기를 몽땅 날려버리고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삶으로 향하게 하는 에너지였다. 그의 병실은 항상 유쾌한 음악이 흘렀다. 그는 희망적이고 긍정적인 책들을 쌓아 놓고 읽었다. 그는 스트레스의 유해함과 비타민 C의 유익함을 발견하고 주치의와 상의하여 아스피린 등 다른 약물 투약 대신 비타민 C를 복용하기로 했다. 그리고 매일 감사의 기도와 웃음으로 긍정적인 생활을 해 갔다. 그는 병실에서 웃음을 줄 수 있는 비디오와 영화를 매일 보았고 간호사도 그에게 코믹북을 읽어 주었다. 그는 매일 배꼽을 잡고 웃기 시작했다. 주치의도 “당신의 삶에 대한 의지 만큼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지금 말하고 하는 모든 것에 신념을 가지세요.”라며 그를 격려 격려했다. 그는 병이 완치되어 26년이나 더 살았다. 그리고 ‘질병의 해부(Anatomy of an Illness)’라는 유명한 책을 남겼는데 이 책에서 그는 ‘웃음은 방탄조끼’라고 하였다. 이 책은 1968년 40주 이상이나 뉴욕 타임즈의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르게 되었다고 한다.

  

불치의 병에서 그를 살려내고 삶의 위대한 전환을 가져다 준 한스 셀리(Hans Selye, 1907~1982)박사는 의학계에서 스트레스란 말을 처음으로 사용한 캐나다 맥길대학교 내분비 학자이며 의사였다. 1907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태어난 그는 뒷날 ‘의학계의 아인슈타인’이라 부르기도 한다. 그는 1958년 스트레스 연구로 노벨 의학상을 받았다. 그는 『삶의 스트레스(The Stress of Life)』와 『고민이 없는 스트레스(Stress Without Distress)』 등 명저를 남겼으며 죽기 3년 전에는 『내 인생의 스트레스(The Stress of My Life)』라는 책도 남겼다. 한스 박사의 기본 철학은 감사는 “내가 잘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다른 사람의 마음속에서 깨어나는 것이다. 이는 내가 그에게 베풀어 준 것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감사의 느낌을 일으킴으로써 나는 다른 사람이 나의 행복을 동참하고 싶도록 만든다” 것이었다.

 

한스 박사가 노령의 나이에 하버드 대학에 초청받아 고별강연을 했다. 강당에는 학생뿐만 아니라 백발의 노 교수들이 자리를 가득 채웠다. 강연이 끝나자 사람들은 일제히 기립 박수를 했다. 강단을 내려갈 무렵 한 학생이 질문을 했다. “박사님, 우리는 스트레스 홍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비결을 딱 한 가지만 말씀해 주십시오” 그 질문에 한스 박사는 한마디로 대답을 했다. “Appreciation!” ‘감사하며 살라’는 이 한마디에 강당 안은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다고 한다. 

 

한스 셀리 박사의 말대로 모든 인간은 다른 사람들의 감사와 존경, 경탄을 갈구한다. 그것은 자기 자신에게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감사하는 마음과 생활은 자기뿐 아니라 타인에게 향한 분노를 녹여준다. 긍정적 마음을 키워주고 내일에 대한 희망을 잉태하게 하며 삶의 의지를 키워준다. 감사하는 생활을 위해서는 매일매일 기도하고 선행을 쌓으려 애쓰며, 다른 사람의 성공과 기쁨을 진심으로 축하할 줄 알아야 한다. 모든 스트레스는 비난과 분노, 시기와 질투 속에서 잉태한다. 어떤 상황에 닥쳤을 때 분노하고, 시기하고 질투하면, 스트레스를 강하게 받고 문제를 회피하게 되며 포기와 우울로 이어진다. 때로는 그 분노가 타인에게로 향하여 큰 문제를 저지른다. 그러나 감사는 자기에게 위안을 주고 타인을 격려하며 긍정적이고 도전적인 삶으로 인도한다. 이런 감사의 생활 속에는 웃음이 따르게 마련이다. 감사하는 생활과 웃음은 한 덩어리의 보완관계이다. 웃는 생활은 감사와 축복의 생활을 만들고 감사와 축복의 생활은 웃음을 낳는다. 노만 카슨스 박사가 박장대소의 웃음을 생활화하고 ‘웃음학’을 창시하여 웃음의 전도사가 된 것도 그런 연유인 것 같다. 살았을 때 황수관 박사도 수많은 사람에게 웃음과 행복을 선물해 주었다.

 

셀리 한스 박사, 노만 카슨스 박사, 황수관 박사가 말하는 감사와 웃음의 생활화는 마음의 긴장을 이완시키고 내부의 온갖 찌꺼기를 배출시킨다. 근육을 이완시키고 신체활동을 원활하게 한다. 따라서 위암 예방 효과는 물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여 심장 질환과 고혈압, 백내장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따라서 우리는 매일 감사하는 마음으로 박장대소하며 웃을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유명한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Oprah Winfrey, Oprah Gail Winfrey, 1954년 1월 29일〜 )도 매일 아침 눈을 뜨자마자 ‘오늘도 이렇게 건강하게 하루를 맞이하여 시작할 수 있음에 감사 기도를 올린다’고 한다. 그녀의 토크쇼는 그야말로 웃음 덩어리라고 한다. 그녀는 비록 사생아로 태어났지만 삶을 긍정하며 감사의 마음으로 열심히 살았기에, 유엔이 주는 올해의 세계지도자상, 미국 인권상, 올해의 자유상 등을 수상하였으며, 2018년 4월 미국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들기도 했다. 사생아로 태어난 불우한 자신을 탓하며 분노하는 일 없이, 늘 감사의 기도와 유쾌함의 생활이 그녀를 행복하고 유명하게 만든 것 같다.

  

이제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한다. 맞이하는 해도 여전히 복잡한 일들이 우리를 괴롭힐 것이다. 코로나 19가 언제까지 우리를 괴롭히며 삶을 구속할지 모른다. 경제는 더 어려워지고 물가는 오른다. 다가오는 대통령 선거를 둘러싼 온갖 유언비어와 진영 싸움도 스트레스를 준다. 거기에 지방 선거까지 도사린다. 금리는 올라가고 취업과 내집마련의 꿈도 묘연하다. 삶이 더 팍팍해질 수 있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수 없다. 이때 황수관 박사가 전했던 실리 한스 박사와 노만 카슨스 박사의 ‘감사와 웃음의 생활화’ 이야기를 떠올리자. 어차피 받는 스트레스를 어찌하랴. 그러나 오늘도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음에 감사하며 작은 보람, 작은 성취도 서로 축하하며 격려하자. 억지로라도 웃도록 노력하자. 그러면 스트레스는 날아가고 더 건강하고 행복한 삶이 되지 않을까? 밝아오는 새해 아침에 해돋이 구경 대신 감사 기도를 올리며 크게 웃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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