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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시체육회·시 감사관, 체육회 여직원 성추행 은폐의혹
기사입력  2018/02/05 [09:18] 최종편집    한광수 기자

구 시장, "보고받지 못해 (몰랐다)."

체육회 관계자, "6개월 전 본인이 임명한 두 명 사표에 직접 결재했으면서 이유를 몰랐다면 거짓말"

▲     © 뉴스파고

 

천안시체육회(회장 구본영 이하 체육회)와 천안시청 감사관이 피해 여성만 5명 이상, 6개월에 걸쳐 진행된 직장내 여직원들에 대한 성추행 사건을 묵인, 은폐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충청타임즈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성추행 당사자로 지목된 가해자들이 구 시장의 측근인 체육회 고위 간부인데다 은폐 과정에 천안시 공무원이 개입한 정황도 드러났다.

 

복수의 전·현직 체육회 직원, 시 관계자 등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중순 천안시체육회 소속 직원 8명이 연명한 진정서가 천안시에 접수됐으며, 진정서에는 당시 체육회 A상임부회장과 B사무국장이 지난해 1월 부임한 후 7월 초까지 6개월간 부하 여직원들을 상대로 저지른 10여 회의 성추행 사례가 쓰여있다.

 

그중엔 직원 40여명이 참석한 공개된 회식 장소에서 여직원의 엉덩이를 소리나게 때리거나, 노래방에서 신체 접촉을 시도하다 제지당하는 등 충격적인 상황도 기술돼 있다.

 

하지만 체육회는 이 진정서를 공식 접수해 조사 또는 고발 처리하지 않고 일주일 후에 가해자인 2명의 사표를 수리하는 선에서 사태를 종결했다. 피해 여성만 5명 이상, 6개월에 걸쳐 진행된 성추행 사건이 흐지부지 없었던 일로 덮힌 것이다.

 

체육회의 이같은 사건 처리는 보호해야 할 직장내 성폭력 약자를 외면하고 치료 등 구호를 외면했다는 점에서 도덕적 비난은 물론, 직장내 성폭력 발생시 해야 할 구호 및 조사, 징계, 고발 등 의무를 해태한데 따른 사법적 책임도 져야한다는 점에서 향후 파장이 예상된다.

 

현행 `천안시체육회 임직원 직무관련 고발 규정'에 따르면 체육회장은 임직원이 직무와 관련해 형법 등을 위반한 범죄 행위를 안 때엔 사법기관에 고발하도록 명시돼 있다.

 

체육회와는 별개의 기관인 천안시 공무원이 개입한 것도 직권 남용 논란을 불러올 전망으로, 처음 진정서를 받아든 이한일 천안시 감사관은 이 사건이 천안시의 소관이 아님에도 불구 피해 여성들에게 상담을 해주면서 사태를 무마시키는데 일조했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이 감사관은 “당신들이 가져온 진정서를 접수하면 형사사건이 된다. 그걸 바라느냐?. 원하는게 뭐냐?”라고 말했다. 진정서를 체육회장인 구 시장에게 전달하고 체육회에서 규정대로 처리토록 하면 되는 상황인데 월권을 한 셈이다.

 

피해자 C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감사관의 질문에 우리는 `두 사람(가해자 A, B씨)과 함께 직장에 다니지 않길 원한다' 말했으며 그가 `3일 내에 처리(사표 수리)해 주겠다'고 답해 감사관실에서 나왔다”고 말했다.

 

이한일 감사관은 당시 상황을 물으려던 기자에게 “어떠한 말도 하지않겠다”며 답변을 피했고, 구본영 시장은 “당시 진정서를 보고받지 못했으며, 두 사람이 일신상의 이유로 사표를 제출해 절차대로 수리했다”고 말했다.

 

체육회 관계자 D씨는 “두 사람이 사표를 낸 이유가 성추행 진정 사건 때문이라는 것은 체육회 전 직원들이 알고 있다”며 “구 시장이 그것을 모르고 6개월 전 임명한 사람들의 사표를 한꺼번에 받았다는 것은 거짓말”이라고 말했다.

 

피해자 E씨는 수사기관에 진정서를 제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피해자 대부분이 단기근로계약자 신분의 체육지도자로 매 1년마다 체육회장과 계약을 갱신하는 약자들”이라면서, “찍히면 직장을 잃을 수 있다는 위기감과 신분 노출 등 2차 피해를 우려해 사건의 확대를 원치 않았다”고 말했다.

 

4일 기자와 만난 피해자 F씨는 최근 서지현 검사가 촉발한 미투 캠페인을 거론하며 “아직 좁은 지역이고 직장생활을 해야해 엄두를 내지못하고 있다”며 “그러나 최근 TV에서 서검사의 고백을 보고 취재에 응할 용기를 냈으며 수사기관이 부른다면 나가서 사실대로 얘기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화가 나는 것은 그런 피해를 당한 우리가 단 한마디 사과조차 받지 못한채, 되레 상사들의 눈치를 보며 죄인처럼 직장에 다니고 있다는 것”이라며 “그 때 일을 지금 밝히는게 두렵고 공포스럽지만 이제는 바로잡아야 한다는 생각에 나왔다”면서 울먹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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