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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사회적 약자, 대나무숲에서 미투를 외치다.

방영호 기자 | 입력 : 2018/03/08 [18:22]

 

▲  © 예산경찰서  여성청소년계  경장  이명근


[예산경찰서 여성청소년계 경장 이명근] 요즘 “미투”운동이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미투운동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상 “대나무숲”에서 활발히 진행되었다.

    

대나무숲은 2012년 9월 시작되어 동종업계에 있거나 공통관심사를 가진 사람들 끼리 불만이나 애환을 토로하며, 공감을 나누는 소통의 장으로 활용하는 소셜서비스이다.

    

대나무숲의 특징은 개인들의 개인정보를 입력하여 계정을 사용하는 일반트위터 이용자와는 다르게, 공동계정에 비밀번호를 서로 공유하여 하나의 트위터 계정에서 익명으로 소통하는 방식이다.

    

“대나무숲”은 삼국유사에 기록된 신라 48대 경문왕의 이야기인  “임금님귀는 당나귀귀” 설화 내용에서 진실을 외친 장소인 대나무 숲에서 유래를 찾을 수 있다. 

    

흔히 알고 있는 이야기 이지만, 경문왕의 귀가 갑자기 당나귀처럼 커지자 그 사실을 아는 사람은 왕과 두건 만드는 기술자 두 명 뿐이었고, 왕은 절대 권력을 앞세워 그 비밀을 철저하게 비밀에 붙였다.

    

그러나 두건기술자는 아무도 모르는 비밀을 자신만 알고 있다는 사실을 참을 길이 없어 숲에 들어가 대나무를 바라보고 외쳤다는 것이 설화의 주요 내용이다.

    

이러한 “대나무 숲”의 유래는 “미투운동”과 많은 부분 유사점을 가지고 있다. 왕과 두건기술자는 현재 미투 운동의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처럼 힘의 불균형성을 보여준다.

    

불균형적인 힘에 대항하여 익명으로 피해 사실을 외치다 보니 그 사실을 듣게된 유사한 피해를 받은 수많은 피해자들이 “나도 당했다”를 함께 외치면서 추상적인 조각난 퍼즐이 모여 하나의 그림이 완성 되듯이 하나의 구체적인 정보가 만들어 지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유사점은 피해자는 목숨을 걸고 그 사실을 알린다는 것이다. 두건기술자는 알고 있는 사실을 알리고 싶은 욕구에서 외치지만 목숨을 걸만한 외침 이었고,

    

“미투운동”은 피해자는 피해사실을 대중에 공개하는 위험성을 감수하고 용기 있게 외치고, 그 용기의 외침은 같은 피해를 입은 피해자와 대중에 공감과 존중을 받게 된다.

    

“미투운동”의 “임금님 귀는 당나귀귀”라는 외침처럼 누군가 “당신이 알고있는 그는(그 단체는) 가해자다”라고 세상을 향해 외쳤고, 외침을 들은 수많은 피해자들은 용기를 얻어 “나도 당했다. ME TOO”가 되어 가해자의 범죄사실을 공론화 시키고 그에 행위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도록 전개된다.

    

“미투운동”의 특징은 최초의 익명 외침 속에 같은 피해를 받은 사람들이 용기를 얻어 유사 피해 사실을 외치고, 피해자가 대항 할 수 없이 피해를 입힌 우월적 힘을 가진 개인, 특정 직종, 특정 단체의 잘못된 행동을 세상에 알려지고 깨닫게 만들고 그에 상응하는 형벌뿐만 아니라 가중되어 사회적 벌을 받게 만드는 것이다.

    

가해자(가해단체)가 이용한 우월적 지위가 높으면 그만큼 많은 피해자가 발생하고, 우월적인 사회적 지위가 크면 그만큼 대중에게 받는 비난은 크며 사회로부터 외면 받게 된다.

    

“미투운동”의 최초 익명성과 가해행위의 진위여부를 거치기 전 사회적 판단이 앞서 마녀사냥 되는 등의 악용사례가 없기를 바라며, 억울한 피해자의 외침이 동일 피해를 입은 수많은 피해자를 위로하고 용기를 주며 무엇보다 우월적 지위를 악용하는 행태가 근절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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