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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호랑이 변으로 조림목 보호 추진

동부지방산림청 정선국유림관리소 김택암 소장
김택암 소장 | 입력 : 2013/06/14 [21:23]
우리나라는 1970∼80년대 치산녹화 사업으로 녹화에는 성공했으나 산림(임목축척량)의 양은 ha당 109㎥으로 산림선진국인 스위스 368㎥, 독일 320㎥보다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따라서 조림이후부터 어린나무가꾸기, 가지치기, 솎아베기 등 단계적인 숲가꾸기를 통해 산림(임목축척량)의 양을 증가하는 것이 매우 필요합니다. 숲이 가꾸어지면 생태계가 건강해지고 목재이용 등 경제적 가치가 증가됩니다. 또한 이산화탄소 흡수능력 및 맑은 물 공급기능이 향상되는 등 공익적 가치도 크게 증가하게 됩니다.

이 모든 지속가능한 산림자원 조성의 최초 단계는 바로 조림 즉 나무심기입니다. 최근 지구온난화 관련하여 조림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으며 국민 누구나 내나무를 가지는 ‘2013 내나무 갖기 캠페인’을 포함한 제 68회 식목행사를 잘 추진하였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저희 정선국유림관리소에서는 매년 평균 60ha이상의 산림에 18만본의 나무를 조림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겨울철이 되면 먹이부족으로 고라니 등 야생동물이 애써 심은 나무의 새순(초두부)을 뜯어먹어 고사하게 되거나, 조림목 형질이 불량하게 됩니다. 눈 위에 솟아나온 조림목, 특히 우리나라의 상징이며 문화재복원용 목재 생산 등 경제적 가치를 자랑하는 소나무가 어릴때부터 큰 피해 대상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조림목 피해 방지를 위해 저희 정선국유림관리소에서 실험하고 연구중인 사항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야생동물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먼저 조림목까지의 접근을 차단하는 것입니다. 울타리나 휀스 설치는 비용이 많이 들고 인력감시는 조림지가 대면적이라 어려움이 많습니다. 저희는 야생동물이 후각이 발달하였으므로 이를 이용하여 기피하는 냄새를 찾는 것에서 본 실연연구사업을 착안하게 되었습니다.

첫째로, 지역주민의 의견을 들어 본 결과 겨울철 농작물 야생동물 피해에는 재래식 된장이 효과가 있다고 하여 된장을 준비하였고, 인터넷으로 조회한 결과 뱀을 퇴치한다는 목초액찌꺼기, 고라니가 향을 싫어한다는 소엽, 야생동물의 최종 포식자인 호랑이의 변을 서울대공원으로부터 인수받아 기피물질 4개인 된장, 목초액찌꺼기, 소엽말린 것, 호랑이변을 준비하였습니다.

둘째로, 지난 1월 23일 강원도 고성군에 있는 사슴농장에 기피물질 4개를 가지고 가서 먹이 위에 올려 놓고 무인카메라로 관찰한 결과 목초액찌꺼기, 된장에는 먹이를 먹으러 모여 들었고 소엽에는 주춤거렸으며 호랑이변에는 접근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셋째로, 지난 1월 28일 정선군 임계면 반천리 야생동물 피해를 받은 조림현장에 피해율을 사전 조사하고 조사구별 100본씩 구획하여 기피물질을 설치한 뒤 3월 27일까지 모니터링 한 결과 당초 피해본수 보다 소엽은 1그루, 된장 5그루, 목초액찌꺼기 10그루 등 추가 피해가 발생되었으며 호랑이변 조사구에는 피해가 전혀 발생되지 않았습니다.

현장 실험 결과 호랑이변이 야생동물 기피물질로 가장 효과가 있었으므로 과연 어떤 성분이 효과를 나타내는지 알기 위해 국립수목원 백두산호랑이 변을 인수받아 국립산림과학원에 성분 분석 의뢰하였으며 분석이 되면 고형물을 가지고 현장 실험을 추가 진행할 계획입니다.

마지막으로, 고라니 등 야생동물은 1∼3월 적설된 산지에서 조림목의 새순을 뜯어먹으나 눈이 녹고 지피식물이 올라오면 조림목 보다 부드러운 잎을 찾게 됩니다. 따라서 겨울철 약 3개월간 한시적으로 조림목 보호를 집중하게 되면 야생동물 피해를 상당수 예방할 수 있습니다.

저희 정선국유림관리소는 향후 서울대공원과 MOU체결 후 호랑이변 확보 및 지속적인 연구로 조림목 피해 방지를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할 것이며, 이를 통해 우리나라 문화재복원용목재인 금강소나무를 지켜내고 국민과 함께하는 숲, 후손에게 이어줄 아름다운 숲 조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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