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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로 세상 읽기] 《다시 만나는 그날까지》 가꾸고 또 가꾸리
기사입력  2019/08/16 [19:26] 최종편집    이상호

 

▲ 이상호(천안아산경실련 공동대표)     ©뉴스파고

 

[이상호=천안아산경실련 공동대표] 사람들은 위대한 예술작품이나 아름다운 정원을 보면 경탄합니다. 그러나 그 작품 뒤에 만든 사람의 비전과 열정, 고뇌와 슬픔, 역경과 인내가 숨어 있다는 것엔 관심을 두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이라고 말하는 ‘외도 보타니아’도 그런 곳의 하나라 생각합니다.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멀리 가지 않고 집 주변에서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이 늘었다고 합니다. 다른 이유도 있겠지만 경기가 그만큼 좋지 않다는 이야기도 되지요. 집 주변에 문 닫는 가게들이 늘어납니다. 어떤 이는 IMF 때보다 어렵다고 한탄합니다. 강원도 속초 지역엔 지난 4월 산불로 모든 것이 타 버린 것도 모자라 관광객의 발길마저 끊어져 어렵다고 합니다. 아베 정권의 무역 보복 조치는 재집권 성공에 힘입어 한참 더 갈 것 같습니다. 지금 한국은 일본제품 불매운동과 함께 새로운 길로 나아가야 할 시험대에 서 있습니다.

    

IMF 시절에 IMF를 거의 모르고 지난 지역이 있습니다. 남해 외도(外島)와 그 주변 해안 지역이었습니다. 내가 외도를 처음 찾은 것은 IMF를 맞이한 20여 년 전입니다. 아내와 배를 타기 위해 대기하던 구조라항은 밀려드는 관광객들로 붐볐습니다. 배는 쉴새 없이 관광객들을 실어 날랐고, 부둣가에는 멍게와 해삼 등 해산물을 파는 아낙네들이 늘어앉았습니다. 그때 한 아주머니에게 멍게를 사 먹으며 “여긴 IMF를 모르나 봐요?”라고 했더니 그 아주머니가 “여긴 IMF 없습니다.”고 하면서 이유를 물으니 외도(外島) 때문이라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많은 관광객이 찾는 아름다운 섬 외도는 옛날에는 초라한 쓰레기 더미의 섬이었답니다. 그 초라한 섬을 사서 30년간을 온몸으로 사랑하며 가꾸어 온 이창호씨 부부가 있습니다. 외도에는 고(故) 이창호 씨를 그리워하며 추모한 아내 최호숙 님의 시비(詩碑)가 있습니다.

    

다시 만나는 그날까지

- 최호숙(1936~    )-

 

그리워하는 우리를 여기에 남겨 두시고

그리움의 저편으로 가신 당신이지만

우리는 당신을 임이라 부르렵니다.

우리가 모두 가야 할 길이지만

나와 함께 가자는 말씀도 없이 왜 그리 급히 떠나셨습니까

    

임께서 가파른 외도에 땀을 쏟아 거름이 되게 하시었고

애정을 심어 아름다운 꽃들이 피어지게 하셨으며

거친 숨결을 바람에 섞으시며 풀잎에도 꽃잎에도 기도하셨습니다.

더 하고픈 말씀은 침묵 속에 남겨 두시고 주님의 품으로 가시었으니

임은 울지 않는 데도 우리는 울고 있고

임은 아파하지 않는 데도 우리는 아파하며

임의 뒷자리에 남아 있습니다

    

임이시여 이창호씨여

임께서 못다 하신 일들을 우리들이 할 것을 믿으시고

주님의 품에 고이 잠드소서

이제 모든 걱정을 뒤로하신 임이시여

임은 내 곁에 올 수 없어도

내가 그대 곁으로 가는 일이 남아 있으니

나와 함께 쉬게 될 그날까지

다시 만날 그날까지

주안에서 편히 쉬세요

    

2003년 3월 4일 하늘에 가시다.

부인 최호숙 드림

    

남은 가족 특히 노령의 아내는 남편을 그리워하며 남편의 뜻을 기려 외도를 계속 가꾸며 살 것을 다짐합니다. 부부는 가파른 외도에 땀을 쏟아 거름이 되게 하였고 밤낮을 가리지 않고 황무지 같은 섬을 오늘처럼 가꾸기 위해 일하느라 거친 숨결을 바람에 몰아쉬며 풀잎에도 꽃잎에도 기도하였습니다. 그 땀이 있었기에 지금 같은 아름다운 섬이 되어 사람들에게 위안을 줍니다. 그러나 임은 하고픈 말을 침묵 속에 남겨 두고 갑자기 하늘나라로 갔습니다. “임이시여 이창호씨여, 임께서 못다 하신 일들을 우리들이 할 것을 믿고 주님의 품에 고이 잠드소서” 당신의 뜻대로 못다 가꾼 이곳을 죽는 날까지 가꾸고 또 가꾸리라고 남은 가족은 다짐합니다. 외도 관광을 하면서 이 추모 시를 읽을 때면 눈시울이 붉어지고 가슴이 저며옵니다. 그것은 한 부부의 서로에 대한 믿음과 역경이 고스란히 전해 오기 때문입니다.

    

남해 해금강의 아름다운 비경 속에 자리 잡은 외도는 한려해상국립공원에 속한 거제도에서 남동쪽으로 4km 정도 떨어진 해안선 길이가 2.3km, 해발 80m의 조그만 외딴 섬입니다. 조선 시대에도 사람이 살았다고 전하나 해방 후에는 8가구가 고구마 재배와 돌미역을 채취하고 고기잡이를 하면서 살아갔는데 배편이 여의치 않아 날씨가 좋지 않으면 10여 일간은 발이 묶여야 할 정도로 전기와 전화도 없는 척박한 섬이었다고 합니다. 그런 외도가 오늘의 아름다운 섬이 되기까지는 그곳을 사들여 평생 가꾸어 온 이창호 부부의 외로운 삶의 열정과 역경, 개척의 투쟁기가 있습니다. 외도 박물관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 외도』(최호숙, 김영사, 2003) 『외도 보타니아』(최호숙, 외도보타니아, 2018)에는 그 역사가 우리에게 비전과 열정, 고난과 개척이 무엇을 의미하는가를 가르쳐 줍니다.

    

외도를 일군 주인공 고(故) 이창호(1934~2003)씨는 평안남도 순천 출생으로 1.4 후퇴 때 월남하여 고려대 수학과를 졸업하고 수원 성신여고 등에서 8년간 수학 교사를 하였답니다. 사업에 뜻이 있어 동대문시장에서 의류원단사업(흥일상회)을 하여 성공을 거두었답니다. 부인 최호숙(1936~ )씨는 경기도 양주의 덕정 출생으로 열여덟 살의 늦은 나이에 공부하고 싶어 아버지와 어머니의 극심한 반대를 무릅쓰고 서울로 가서 야학으로 공부를 하였고, 서울 사범학교를 나와 18년간 초등학교 교사를 하였으며 초등학교 교사를 하면서 야간에 성균관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이화여대 대학원을 졸업한 탐구적 인물입니다.

    

이창호씨는 낚시를 좋아했는데 1969년 동업자인 김 사장과 거제도 부근의 섬에서 낚시를 하다가 풍랑을 만나 외도에 피신하게 되었답니다. 그때 묶었던 외도의 초가집 주인 노인은 손님을 위해 동백나무 장작으로 빈방에 군불을 지피기 시작하였고 이를 본 이창호씨가 “동백나무를 땔감으로 쓰면 어떻게 하느냐?”고 따지듯 하자 노인은 “동백나무밖에 없는데 어쩌란 말이냐. 당신이 한번 와서 살아봐라. 지긋지긋한 이 섬을 떠나고 싶은데 땅은 팔리지 않고...” 푸념만 잔뜩 들었답니다. 이때 노인은 이창호씨가 외도에 매료된 것을 알고 죽기 살기로 매달려 집과 땅을 살 사람을 찾아달라고 매달렸답니다. 이창호씨는 꼭 찾아서 사게 하겠다고 약속하고 집 주소를 적어주고 서울로 돌아왔는데 그 노인에 서울까지 찾아와 사정했고, 그것도 모자라 아들까지 두 번이나 보내 애원했답니다. 살 사람을 찾지 못한 이창호씨는 끝내 아내를 설득하여 그 노인의 집과 땅을 샀답니다. 그때는 모두 여섯 가구가 살았는데 노인의 집과 땅을 사고 나니 꿈이 점점 커져 조금씩 사들이기 시작하여 1973년에는 섬 전체를 사게 되었답니다. 의류상을 하여 번 돈을 몽땅 털어 넣은 것이랍니다.

    

부인 최호숙씨는 남편 말만 듣고 그리스 갑부 오나시스가 고 케네디 대통령의 부인 재클린을 아내로 맞을 때 스코르피오스(Skorpios 스콜피오 섬으로 달려짐)섬을 선물로 준 것처럼 남편을 믿으며 희망에 부풀었답니다. 부부는 동화 같은 꿈을 안고 외도에 내려와 고구마 농사를 짓다가 감귤 농사를 하겠다고 감귤 3천 그루를 심었으나 한파에 실패했고, 다음에는 돼지를 키웠으나 돼지 파동으로 망했답니다. 망연자실하던 어느날 부인 최호숙씨가 해금강의 아름다움과 외도의 동백나무들에 반하여 정원을 꾸미기로 했답니다. 최호숙씨는 책과 잡지를 통해 세계 곳곳의 정원 사진을 스크랩하고 구상하여 외도에 꽃과 나무들을 심기 시작하였고 1992년 ‘문화 시설 지구’로 지정허가를 받게 되었는데 그때까지 10여 년 동안 수없이 관청을 들락거렸답니다. 그리고 3년 뒤인 1995년 4월 15일 역사적인 개원을 했답니다. 개원식 날 엄청난 준비를 했는데 비바람이 몰아쳐 엉망이 되었으나 뒤늦게 갠 날씨 덕에 손님들을 외도까지 모시게 되었답니다. 그들은 감격했고 손님들은 몰려오게 되었답니다.

    

손님들이 몰려와 좋았지만, 또 다른 시련이 닥쳤습니다. “나는 손님들이 섬의 아름다운 꽃들과 나무를 돌아보면서 삶의 고달픔도 잊고 위로를 받고, 감격하고, 칭찬해 줄 줄 알았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사람들은 자리 좋은 곳에 턱 앉아 고기를 구워 먹고, 소주를 마시고 뽕짝 음악을 크게 틀어 놓고 춤을 추고 화투를 했다.”(최호숙,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 외도 53쪽) 당시의 관광 풍습에 외도를 찾는 사람들도 술판, 노래판을 벌였고 이를 말리느라 엄청난 실랑이도 벌였답니다. 그런 과정에서 어떤 이는 ‘돈을 버니 손님이 안 보이느냐?’고 화를 냈고 또 어떤 이는 ‘어느 정치인한테 돈을 받아 섬을 거저 얻어 수억 원을 들여 만들었다’는 유언비어로 비아냥과 오해도 받았답니다. 그러나 그녀의 끈질긴 노력 끝에 안정을 찾았고 점차 관광 문화도 달라졌답니다. 그녀는 지금 외도의 꽃과 나무와 향기와 음악을 조용히 느끼고 가는 손님들이 정말 감사하다고 합니다.

    

외도는 1999년 MBC 성공시대 ‘외도해상공원 이창호 최호숙 부부 편’이 방영되고 2003년 3월 드라마 《겨울연가》의 마지막 장면이 촬영되어 방영된 후 사람들의 인식은 완전히 바뀌었고 2008년 이후 한해 1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기 시작했답니다. 지금은 구조라 유람선, 도장포 유람선, 장승포 유람선, 해금강 유람선, 학동 유람선, 와현 유람선 등 6개 지역에서 유람선이 운행되며 지금까지 20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은 대한민국의 명소가 되었답니다.

    

외도에는 약 4만 5천여 평의 동백 숲이 섬 전체를 덮고 있으며 선샤인, 야지수, 선인장, 은합여유카리, 스파리티움, 마호니아 등 열대식물과 희귀식물이 있고 편백 나무숲으로 만든 천국의 계단과 정상의 비너스 정원, 대나무 정원 그리고 작은 교회와 해마다 계절마다 모습을 달리하는 꽃들이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답니다. 특히 최근에는 공룡 발자국 화석(지방문화재 204호)이 발견되어 관심이 더해집니다.

    

이창호씨 부부가 팔이 네 번이나 부러지는 역경을 이기며 오늘의 외도로 가꾼 데는 시장에서 배운 철학인 신용, 인내와 겸손, 끊임없는 탐구와 도전이란 세 가지 원칙이 작용했다고 합니다. 삶은 늘 선택의 길에 서 있습니다. 그 길에서 결단과 우유부단함의 싸움이 전개됩니다. 결단을 통한 선택 후에도 역경과 나태, 자만심 등이 실행 결단을 방해하고 우유부단함에 머물게 하기도 합니다. 성공을 거둔 사람은 늘 우유부단함을 이기고 결단하여 실행하는 사람입니다. 미망인 최호숙 씨는 70이 넘은 나이에도 끊임없이 외도 정원을 구상하며 가꾸다가 지금은 경영을 아들에게 물려주고 명상과 집필을 하며 하루도 쉬지 않고 외도 정원을 구상한답니다. 사람들은 최근에 외도 입장료 인상을 놓고 말이 많지만 다른 곳과 비교하면 인상은 불가피하며 그 인상을 통해 외도를 더욱 아름다운 섬으로 가꾸어 갈 것이라 합니다. 특히 거제주민들에게는 여전히 반값인 4000원이며 앞으로 더 인하할 계획도 있답니다. 2014년부터 2018년까지 매년 1억 원씩 (재)거제희망복지재단 적립금으로 기탁 하는 등 사회공헌도 한답니다. 초라했던 섬 외도는 한 부부의 꿈과 노력으로 세상에 다시 태어나 지역 경제를 살리는 등 사회 공헌을 하고 있습니다.

    

일본 시마네현에 외도처럼 한 개인이 일군 꿈이 지역 경제를 살리는 《요나고 아다치 미술관(아다치 정원)》이 있답니다. 시마네현은 독도영유권을 주장하여 우리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곳이지만 그곳에서 우린 배울 것이 있습니다. 그곳은 원래 벼농사를 주로 하고 수산업도 근해 어업에 머무르는 영세한 농촌이었답니다. 시마네현은 과거 오래된 절이나 문화재, 온천도 없어 관광지로 내세울 곳이 아니었답니다. 그러나 지금은 세계 관광객들이 줄일 잇는 명소랍니다. 거기에는 이 고장 출신의 자수성가한 사업가 아다치 젠코가 평생의 꿈을 이룬 《요나고 아다치 미술관(아다치 정원)》이 있기 때문이랍니다.

    

아다치 젠코(足立全康; 1899~1990)는 조각가로 미술품수집에 광적이었답니다. 그는 사업으로 번 돈으로 평생 세계적인 화가 특히 일본을 대표하는 화가들의 작품을 모았답니다. 나이가 든 아다치는 고향에 미술관을 짓기로 하고 16만 5300㎡(약 5만 평)에 아다치 미술관을 만들고 정원을 꾸몄는데 특히 돋보이는 것이 아다치 정원이랍니다. 아다치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정원을 꿈꾸며 전국을 돌아다녔고, 고단한 사람들에게 휴식과 위안을 주는 정원을 만들기로 마음먹었답니다. 대부분은 미술관을 먼저 설계하고 부수적으로 정원을 설계하지만, 아다치는 정원을 중심으로 미술관이 배치되도록 파격적인 설계를 했답니다. 기존의 미술관과 정원은 가운데 길을 내서 사람들이 걸어가면서 보도록 만들어 미술품을 감상하고 난 후 정원을 돌아보게 하였지만, 아다치는 정원 주위를 회랑으로 감싸 관람객이 그 안에서 밖을 볼 수 있게 통로 모양의 낮고 긴 회랑을 만들고, 정원의 가장 아름다운 곳에 창문을 내어 사진 구도처럼 밖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게 설계했답니다. 그리고 창문의 반대편 벽을 미술품 전시공간으로 만들어 정원을 보고 돌아 나오면서 미술품을 감상하도록 한 것이랍니다. 역발상의 지혜이지요. 그래서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미술품보다 정원과 미술관의 구도와 배치, 정원의 아름다움에 감탄한답니다. 아다치 미술관은 입장료가 비싸지만, 방송을 통해 미국과 유럽 등으로 퍼져 나갔고 사람들은 현대에 만들어진 가장 아름다운 정원이라 극찬하면서 연중 세계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진답니다. 비싼 입장료는 미술품과 정원 관리에 투입되어 계속 새로운 모습을 보인답니다.

    

우리나라의 외도와 시마네현의 아다치 미술관은 비슷한 점이 있습니다, 첫째는 시골에 있다는 점이고 둘째는 한 개인이 꿈과 열정이 이룬 곳이며, 셋째는 다른 곳과 차별화되는 독특함이 있으며, 넷째는 관광객들로 지역 경제를 살려내고 있다는 점입니다.

    

나는 외도와 아다치 미술관 이야기를 통해 성공한 일에는 비전과 철학을 가지고 차별화하는 전략 그리고 고뇌와 역경이 숨어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정부와 지자체에서 가꾸는 공원들을 생각해 봅니다. 신도시를 만들며 조성하는 공원은 쓸모없는 곳이 많으며, 4대강 공사를 하면서 만들어 놓은 많은 공원이 사람이 찾지 않는 유령공원입니다. 각 지자체에서 만든 공원 역시 유령공원이 많습니다. 비전과 철학 없이 공원을 만드니 사람이 찾지 않는 유령공원이 될 수밖에 없지요. 최근에는 지자체마다 관광자원 개발이란 명목하에 호수와 산을 중심으로 너나 할 것 없이 짚라인과 출렁다리 등을 설치하고 있습니다. 아마 10년쯤 지나면 짚라인과 출렁다리 없는 시군이 없을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찾게 하는 관광 개발은 지역 특성을 살리고 차별화되는 아름다움과 편안함이 있어야 하는데 무조건 따라 만들기를 하니 뒷날 지역 경제를 살리기는커녕 예산 낭비가 될까 걱정입니다.

    

지금도 공원 만들기, 지역 개발 등을 내세우는 위정자나 단체장 그리고 실무자들은 최호숙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 외도』(김영사)와 《아다치 미술관》에 관한 이야기도 읽어보고 관련 지역을 방문하고 벤치마킹하여 지역에 맞는 비전과 철학으로 개발했으면 좋겠습니다. 차별화된 아름다움과 편안함, 즐거움을 줄 것이 없으면 사람이 찾지 않습니다. 아무리 돈을 많이 들여도 사람이 찾지 않는 공원, 정원, 미술관 등은 예산 낭비가 되기 때문입니다.

    

고(故) 이창호씨의 염원대로 외도가 남은 사람들에 의해 가꾸고 또 가꾸어지는 날까지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휴식, 위로와 위안을 주고 지역 경제를 살려낼 것입니다. 세상의 모든 공원과 정원이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끝으로 최호숙 님의 책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 외도』(김영사)의 두 구절을 적어 봅니다.

    

나는 섬은 섬으로 남아 있을 때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섬은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안타까움이 있어야 한다. 힘들게 통통배를 타고 찾아가야 비로소 닿은 섬, 그런 섬을 찾아갔을 때 우리는 성취감을 느낀다. 언제든 찾아갈 수 있고 단절감도 없다면 그건 육지의 연장일 뿐 섬이 아니다. 섬으로서의 매력이 사라진다. (207쪽)

    

건물은 자연 속에 묻혀야 합니다. 자연의 일부로서 남아야 아름답습니다. 한 번에 모두 보게끔 만들지 말고 여기저기 볼거리가 숨어 있게 해야 호기심을 갖고 즐겁게 봅니다. 무리하지 마십시오. 주인이 무리하다 보면 모두가 불행하게 됩니다. (1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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