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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러져 가는 공룡 '한국예총' 새로운 선장 적임자는?

한광수 기자 | 입력 : 2020/02/10 [19:51]

 

  © ㅇㄴ터넷언론인연대

 
[취재=인터넷언론인연대  취재본부/편집  한광수 기자] 예술인 단체를 총괄하는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한국예총)를 이끌 제 28대 회장 선거가 오는 13일 오후 4시부터 서울 목동 소재 대한민국예술인센터 2F 대공연장에서 진행된다.

 

임기 4년의 회장 선거는 서울 10개 협회(건축, 국악, 무용, 문인, 미술, 사진, 연극, 연예, 영화, 음악)이사장단과 전국의 회장단을 포함해, 전국 광역시·도와 시군에 137개 연합회/지회(미국2, 일본1지회 포함)로 구성된 385명의 대의원들의 투표를 통해 선출된다.

 

현재 출마에 나선 후보자는 총 3명이다. 3선 도전에 나선 현 하철경 회장이 기호 1번, (사)한국미술협회 이범헌 이사장이 기호 2번, 사단법인 한국국악협회 홍성덕 이사장이 기호 3번이다.

 

이들 가운데 누가 쓰러져 가는 공룡이라고 까지 표현되는 한국예총을 이끌 적임자인가?

 

◆ 1400억 원대 한예총 건물은 뜨거운 감자(?)

현재 한국예총 선거의 핫 이슈는 해마다 거액의 적자가 쌓이고 있는 살림을 정상화 시키면서 회원들의 이익을 도모해 줄 수 있느냐에 있다. 또 그 중심에는 예술인센터를 어떻게 할 것이냐의 문제가 있다.

 

지난 1961년 창립된 한국예총 회원은 2018년 기준 현재 98만 명으로, 한국예총은 서울 양천구 목동에 감정법인 평가액 1140억 원으로 추산되는 지하 5층, 지상 20층짜리 빌딩(대지 1300평, 연면적 약 1만2500평)인 예술인센터 건물을 소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예총은 그 어떤 단체에 견주어서도 회원수는 물론이고 소유 건물등 자산 규모를 따져보면 공룡급 체급이라고 평가된다.

 

하지만 한국예총의 위상은 여기까지다. 부채는 562억 원(2018년 현재)에 달한다. 금융권에서 400여억 원을 빌렸기 때문에 금융권 이자만 연간 15억9천만 원가량이 나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문제는 지출은 늘어만 가는데 들어오는 돈은 없다는데 고민이 시작된다. 실제 한국예총의 총회 자료(2019년)에 따르면 임대료와 관리비, 국고보조금 등을 포함해 수입은 40억 원에 이른다. 예총은 예술인센터에 입주한 예술단체의 사무실 임차료까지 매월 받고 있다. 

 
그런데 지출은 한 해 49억3700만원에 달한다. 해마다 10억 원 가까이 부채가 늘어나는 구조다. 10년이면 부채가 100억 원이 된다.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것이다.

 

 ◆ 기호 1번은 건물 팔아 위기 돌파  기호 3번은 TF팀 구성으로 위기 극복

3명의 후보가 제시하고 있는 한국예총 위기 극복에 대한 방안은 조금씩 온도 차이를 나타낸다. 그럼에도 그 중심에는 뜨거운 감자인 ‘예술인센터’를 어떻게 할 것이냐를 놓고 엇갈린다.

 

매각이냐 아니면 예술인센터를 예술인들의 보금자리로 유지하되 다른 방법으로 재정난을 타개하자는 안으로 엇갈린다.

 

먼저 기호 1번 하철경 후보는 기본적으로 매각 쪽으로 기운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8년간의 부실 운영으로 인한 한국예총의 문제점에 대해 기호 1번 하철경 후보에 대한 책임을 묻는 목소리는 높다.

 

한 회원은 “2014년 예총은 10년간 보증금 50억 원, 월 임대료 3300만원에 한 임대업체와 위탁계약을 맺었다고 한다”면서 “그러나 이 업체는 보증금으로 35억 원만 지급하고 예총이 설정해준 근저당권을 담보로 대출을 받은 후 대표는 해외로 잠적했다고 알고 있다. 그럼에도 누가 책임을 졌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뿐 아니다. 한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예술인센터에 입주한 점포주에게 받은 임대보증금 136억1000만원이 완전히 소멸됐다는 의혹까지 제기된다.

 

그럼에도 이 같은 내용이 예총내 몇몇 인사만 공유하면서 예총의 주인인 회원들에게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고 있다. 투명 운영과는 거리가 한참 멀다. 이 때문에 지난 8년간의 부실 경영에 대해 현 하철경 회장의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높아 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기호 2번 (사)한국미술협회 이범헌 이사장은 ▲지역예총에 이용 편익 확대 제공 ▲예총의 자산가치 극대화 ▲각 지역 예총 주관의 복합 예술인센터 건립 및 지역 예총 사무국 예산 확보, 회원복지센터 및 사업 공간을 도모 등을 주요 사업으로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기호 2번 이범헌 이사장은 기호 1번 하철경 회장에 정면으로 맞서기에는 중량감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호 3번 홍성덕 사단법인 한국국악협회 이사장은 ‘예술인센터’ 매각 문제는 물론 한국예총의 재정 문제에 대해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맞서고 있다. 실제 그는 지난 5일 목동 예총 1층에 있는 한 카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예총이 안고 있는 현안에 대해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기호 3번 홍 이사장은 “우리가 어떻게 만들어 놓은 예술인센터 입니까?”라고 따져 물으면서 “우리가 지금까지 어떻게 버텨온 센터 인가요? 만들기는 어려우나 버리기는 아주 쉬운 것이다. 130만 예총회원들에게 지난 24년 전인 1996년 5월 착공 때인 초심으로 돌아가 줄 것을 간곡히 호소한다”고 말했다.

 

이어 “130만 회원의 결정체인 예술인센터가 서부지역은 물론 나아가 대한민국 최고의 문화복합공간으로 자리하도록 힘을 모아 달라”며, "한국예총의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집단체제와 ▲전문경영인을 포함하는 비상전문경영체제를 통해 경영 정상화를 꾀하겠다"고 약속했다.

 

즉 “예술인센터 경영은 외부 전문 인사를 영입하여 운영을 맡기고 그 인사와 함께 회원사(지부) 집단체제로 견제기능을 갖추어야 할 것”이라면서 “전문경영인을 포함한 각 산하단체장 등과 비상전문경영 체제를 시행하여 한국예총 경영을 정상화 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회원들의 권익 향상을 위해서는 입법을 통한 제도적 장치마련을 약속했다. 당선 후 예총의 미래와 관련 ‘(가칭)한국예총 진흥법’ 제정을 밝힌 것.

 

기호 3번 홍 이사장은 이와 관련 “현재 시행중인 문화원 진흥법은 전국 지자체의 주요 역사와 인물을 위한 법으로서 역사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게 현실인데 제가 주장하는 예총진흥법은 이와는 다르다”면서, “이것은 창조적인 예술 활동을 하는 전국의 예술인들을 위한 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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