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시] 칼날
김영애 시인 | 입력 : 2024/11/13 [09:11]
칼날
밥 먹다가 이를 부러뜨렸다
그나마 의치義齒였는데
그예 부러졌다.
부러진 이가 혀를 벤다
생각해 본다
하루 아침에 칼날 되는 게
이 뿐일까
조각난 이가 잇몸을 파고든다
올 것은 언젠가는 온다.
어린 시절,
빨간 내복과 머리카락에 붙어
살을 파고들던 지긋지긋한
이 같던 사랑도 이제는,
*이 : 곤충류, 이목(吸蝨目)의 총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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