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시] 텅 빈
김영애 시인 | 입력 : 2025/01/15 [09:53]
© 사진 : '참새' 박점숙 (부산 홍법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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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먼지 쌓인 가구
누렇게 바랜 가족사진
돌배가 맛이 들고
오디가 까맣게 익어가는
여름이면
뒤뜰 대나무 숲에는
참새들 조잘대고
대청마루에
식구들 둘러앉아 밥을 먹었지.
들에서 본 꽃
산에서 들은 바람
바닷가에서 본 파도까지
빠짐없이 들려주느라
신났던 그때,
이제
텅 빈 집
홀로
명절이 와도
대나무 소리만이
간간이 들려올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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