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지 유출·성적 조작’ 공주 영명고 비리 교사들, 재징계서 슬그머니 ‘감형’… 꼼수 처분 논란절차 위반으로 징계 취소되자 새 징계위 열어 전원 한 단계씩 양정 낮춰줘
비리 주동자 등 소청 청구한 5명 대상… 탄원서 제출 핑계로 봐주기 의혹 전교조 엄중 재징계 요구 무색… 교육청
[뉴스파고=한광수 기자] 시험문제 유출과 성적 조작 등 충격적인 교육 비리가 적발되어 무더기 중징계 처분을 받았던 공주 영명고등학교 비리 가담 교사들이 징계 절차의 하자를 틈타 재징계 과정에서 슬그머니 감형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지역사회에 거센 파문이 일고 있다.
전교조를 비롯한 시민사회가 법적 요건을 갖춘 징계위원회를 재구성해 비리 주동자를 엄중히 처벌하라고 촉구했으나, 사학재단 이사회는 오히려 이들의 탄원서를 받아들여 징계 수위를 한 단계씩 낮춰주는 ‘솜방망이 처분’을 단행했다.
26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공주 영명고등학교는 지난 5월 13일 이사회를 열고 징계 절차 결함으로 처분이 취소됐던 교사 5명에 대한 재징계 의결을 처리했는데, .비위 행위에 대한 엄정한 단죄 대신 전원 감형이라는 황당한 처분이 내려진 것으로 밝혀졌다.
영명고 교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난 5월 13일 징계위원회가 개최되어 징계 절차가 다시 밟아졌다”고 시인하면서도, “징계 양정이 어떻게 변경되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위원들의 투표 결과에 따라 지난번 1차 처분 당시보다 전체적으로 한 단계씩 낮춰져 처리됐다”고 충격적인 사실을 털어놓았다.
앞서 충남도교육청 감사관실은 이 학교에서 조직적으로 자행된 시험문제 유출 및 성적 조작 등 중대한 학사비리를 적발하고, 지난해 11월 학교장 파면을 포함해 교직원 26명에게 대규모 징계 및 처분을 내린 바 있다.
당시 전직 교장과 친분이 두터운 특정 교사의 주도로 '정책홍보팀'이라는 사조직이 운영됐으며, 이들은 위계에 의한 지시를 통해 동료 교사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가 하면 학부모회로부터 금품과 불법 찬조금을 수수하고 성적 상위권 학생들의 생기부만 집중 관리하는 등 심각한 차별적 학급 운영을 일삼아 경찰의 압수수색까지 받았다.
그러나 중징계 처분을 받은 대상자 7명 중 비리 주동자를 포함한 교사 5명이 이에 불복해 교육부 소청심사를 청구했고, 지난 2월 교육부는 영명고 사학 법인의 징계위 구성 기준 위반을 이유로 처분 취소결정을 내렸다. 징계위원 구성 시 특정 성별이 10분의 6을 초과해서는 안 된다는 법적 요건을 어기고 위원 10명 중 7명을 남성으로 채운 법인의 치명적인 절차적 하자가 덜미를 잡힌 것이다.
당시 교육부의 취소 결정은 비리혐의 자체에 대한 면죄부가 아닌 ‘절차적 오류’에 따른 각하 성격이었기 때문에, 학교 법인은 법적 요건을 갖춘 징계위를 재구성해 기존의 엄중한 징계 양정을 그대로 집행하는 것이 사학 정상화의 당연한 수순이었다. 전교조 충남지부 역시 징계위를 재구성해 비리 주도자들을 강력하게 재징계하고 재단 이사장의 사과와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으라고 강력히 요구해 왔다.
하지만 영명고 이사회와 새로 구성된 징계위는 교육계의 엄벌 요구를 정면으로 무시했다. 징계 수위를 낮춰준 배경에 대해 영명고 교감은 “변호사들이 와서 변론을 펼치고 당사자들이 예전 처분이 부당하다며 탄원서 서류를 제출했다”며 “징계위 투표 과정에서 이러한 탄원 내용이 반영되어 전원 감형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결국 비리 교사들은 자신들이 저지른 중대 비위 혐의에 대해 반성하기는커녕, 사학 법인의 행정 미숙으로 얻어낸 소청 승소 틈바구니를 이용해 감형 탄원서를 제출하는 뻔뻔함을 보였고 재단은 이를 그대로 수용해 준 셈이다. 다만 1차 징계 당시 교육공무원법상 최고 수위인 ‘파면’ 조치를 받았던 전 학교장의 경우, 이번 법정 성별 기준 위반 등의 절차적 취소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감형 없이 파면 처분이 그대로 유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재징계 감형 사태로 인해 교육청 감사의 실효성을 무력화시키는 사학재단의 ‘제 식구 감싸기’식 구태가 또다시 증명되면서 학부모와 지역 주민들의 배신감은 극에 달하고 있다. 철저한 온정주의 속에서 비리 주동자들이 버젓이 감형을 받고 교단 복귀의 발판을 마련하는 사이, 학사부정의 직접적인 피해자인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와 학교 현장의 혼란은 치유되지 못한 채 2차 가해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비판 여론이 거세다. <저작권자 ⓒ 뉴스파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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